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라마와의 랑데부


흔히 SF 하면 생각하게 되는 스토리가 있다. 이는 그동안 읽었던 소설이나 봐왔던 영화에 바탕을 두고 생겨난 것일텐데,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개념의 범위를 흔들어놓았던 SF 작품이 단 한권 있었는데, 바로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바로 이 책, <라마와의 랑데부>가 두번째가 되었다. 특히 이 책은 1973년에쓰여진 이야기인데, 지금으로부터 거의 50여년 전에 외계의 문명에 대해 이렇게나 아름답고 정교한, 그러면서도 절대 상상력을 남발하지 않은 절제미를 갖춘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시간적 설정은 서기 2130년, 이미 태양계의 대부분의 행성과 위성에는 인간들이 거주하고 있고 세상은 더 이상 지구 안에서 나라로 쪼개지는 것이 아니고 행성 중심으로 돌아간다. 지구 대표, 수성 대표, 달 대표, 화성 대표...이런 식으로 각 행성에서 온 대표들로 구성된우주자문위원회가 달에 위치한 행성연합본부에서 태양계와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의논하고 결정하는 식이다. 어느 날 태양계에 진입하여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한 소행성을 탐지되고 조사 결과 이 소행성은 4분의 자전주기를 가진 40킬로미터 길이의 원통형의 인공물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인간들은 여기에 라마라는 이름을 붙이고 라마가 그대로 이동할 경우 태양계에 미칠 위험과,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거주할 정도로 우주에 대한 지식의 발전과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절대 만날 수 없었던 외계 문명에 대한 호기심으로 라마와의 랑데부를 결정하게 된다. 노턴 선장이 이끄는 인데보 호가 그 임무를 맡게 되는데, 이야기의 대부분은 노턴 선장과 선원들이 라마를 탐험하는 과정과 거기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들에 대한 묘사로 이루어져있다. 그들의 뒤를 바싹 붙어 따라가면서 어떤 신기한 혹은 대단한, 그것도 아니면 위험한 문명과 만나게 되나 조바심을 내게 되는데, 일반적인 SF의 등장하는 외계인이나 외계 문명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등장할 듯 말 듯 하면서 한껏 긴장과 호기심으로 부풀어 오른 상상력을 누그러뜨리기 때문이다. 라마 전체를 압도하는 침묵과 고요가 이 이야기를 이끄는 주된 동력이고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을 이야기를 다 읽고 난 지금에야 하게 된다. 노턴 선장이 스스로에게 다짐한, 라마안에 있는 그 어떤 것도 파괴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깨고 마지막으로 런던이라 이름붙인 지역의 밀봉된 건물의 벽을 잘라내고 들어간 곳에서 거대한 유리 신전을 발견한다. 각각의 유리기둥 안에는 라마인들의 물건이라 생각되는 것들이 3차원 입체 영상의 홀로그램으로 카달로그처럼 보관되어 있는데, 라마인들이 입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우주복을 통해 대략적인 라마인들의 신체적 특징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라마인들의 방주 인 셈이다. 노아의 방주는방주에 있던 생물들만이 살아남은 반면, 라마의 방주는 그들의 원형을 담아 우주로 보내 언젠가 적당한 장소를 만나게 되면 정착해서바다를자양분 삼아보전된 원형에서 모든 것을다시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여전히 작가는 라마인들 자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노턴 선장 일행은 유리신전에서 정작 라마인들의 원형은 발견하지 못한 채, 인데버 호는 라마와 작별해야 할 시간을 맞이한다. 태양 궤도를 도는 또 하나의 행성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라마가 태양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는 마지막 모습은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이다. 반짝이는 누에고치 같은 것으로 스스로를 둘러싸고 태양으로부터 다음 여행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만을 오롯이 흡수한 채 멀어져 가는 라마의 마지막 모습에 허탈함과 경외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아..역시...인간의 사고는 우주의 다른 문명을 이해하기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구나.
지금까지 쓰인 SF에서 단 한 권을 꼽으라면 바로 이 책!
고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서기 2130년, 길이 50킬로미터의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다가온다. ‘라마’라고 이름 붙인 이 소행성은 놀랍게도 원통 모양의 인공구조물. 인류가 사상 최초로 외계문명의 산물과 조우하게 된 것이다. 인류는 탐사선을 급파해 내부를 조사하는데, 원통 우주선은 내부에 바다와 도시까지 조성된 하나의 인공 세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갓 지은 것처럼 반짝이는 라마 안에는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 갑자기 눈조차 뜰 수 없도록 밝은 인공 태양이 켜지고, 허리케인이 몰아치기 시작하는데….

영국을 대표하는 SF작가이자 미래학자, 과학해설가로 잘 알려진 아서 C. 클라크의 대표작. 1972년에 발표되어 휴고상, 네뷸러상, 캠벨상, 로커스상을 비롯해, 주피터상, 영국과학소설협회상, 일본 성운상 등 SF 분야에 당시 존재하던 문학상을 모조리 수상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고전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이로움과 신비, 숨막히는 미스테리와 서스펜스는, 아서 클라크의 과학적 상상력이 최고로 구현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20세기의 평론가와 독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 작품을 절대적인 경지의 즐거움이다. 약간이라도 천문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세말하고 정교한 사실적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실제로 라마에 갔다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장면 장면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눌 수 없다.라고 평했다.

1999년 국내 첫 출간 이후 절판과 복간을 거듭해온 라마와의 랑데부 는 카이스트 권장도서 100선에 오른 바 있고 이번이 네 번째 출간이다. 수년 전부터 이 소설의 영화 판권을 가진 모건 프리먼과 데이빗 핀처 감독이 힘을 모아 영화화를 하겠다고 뜻을 모았으나, 모건 프리먼의 건강 악화로 불투명한 상태다.


1 우주 파수대 계획
2 침입자
3 라마와 시타
4 랑데부
5 첫 번째 선외 활동
6 위원회
7 두 아내
8 중심을 지나서
9 정찰대
10 암흑으로의 하강
11 남자들, 여자들, 그리고 원숭이들
12 신들에게로 향하는 계단
13 라마의 평원
14 폭풍 경보
15 바닷가
16 킬라케쿠아
17 봄
18 새벽
19 수성의 경고
20 계시록
21 폭풍 이후
22 항해
23 라마국 뉴욕시
24 잠자리
25 시험비행
26 라마의 목소리
27 전기 바람
28 이카루스
29 첫 번째 접촉
30 꽃
31 한계 속도
32 파도
33 거미
34 대단히 유감이오나
35 속달 우편
36 감시자
37 미사일
38 연합총회
39 특명
40 사보타지
41 영웅
42 유리 신전
43 철수
44 우주추진
45 불사조
46 막간극

역자 후기?/?우주 저편에서 날아온 거대한 질문